지난달 세종에서 승객을 태운 시내버스가 SUV 차량을 들이받고도 그대로 밀고 달렸습니다. 승객들의 항의에 뒤늦게 버스를 멈춘 운전기사는 뺑소니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교차로에서 빨간불에 멈춰 서는 차량들.

멀리서 뒤따라오던 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부딪칩니다.

뒷유리는 산산조각 나고 블랙박스 카메라가 떨어질 정도로 강력한 충격입니다.

그런데 멈추지 않는 버스, 부딪친 SUV를 교차로 안으로 계속 밀고 나갑니다.

[SUV 운전자 : "유리 파편이 날아 왔었고, 그리고 제가 얼굴을 핸들에 굉장히 세게 부딪혀서 입술에 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그 차가 큰 차였으니까 망정이지…"]

SUV 운전자는 가까스로 방향을 틀어 도롯가로 빠져나오고, 길을 건너던 보행자는 깜짝 놀라 황급히 횡단보도를 벗어납니다.

SUV를 들이받은 버스는 그대로 현장을 벗어납니다.

시내버스 안에는 승객 3명이 타고 있었고, 사고가 났다는 승객들의 비명에 버스는 150미터가량을 더 달린 뒤에야 멈춰 섰습니다.

[버스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내려달라'. 차랑 부딪치고 그냥 가니까 승객이 그랬던 거 같아요. 두세 명 정도 된 거로 봐요."]

60대 버스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가 난 줄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당시 상황하고 당시 일을 지금 자기는 몰랐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는 또 그런 것 같지는 않고요."]

경찰 조사 결과 버스기사는 술이나 약물을 마시거나 졸음운전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UV 운전자는 뇌진탕 등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버스 기사를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화면제공: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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