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에서 열린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초호화 결혼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 당국은 결혼식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세계 문화유산인 베네치아를 상품화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강재은 기자입니다.

[ 기자 ]

베네치아에서 약 750억 원을 들여 방송기자 출신 약혼녀, 로란 산체스와 재혼한 아마존 창립자 베이조스.

결혼식이 이어진 지난 3일 내내 도시 곳곳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베이조스는 결혼식 장소를 원래 예정했던 시내에서 외곽으로 옮기고 베네치아 의회에 약 41억 원의 기부금도 전달했지만, 들끓는 반발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도 최소 500명이 결혼식 규탄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베네치아의 상징적인 구조물인 리알토 다리 위에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조명탄을 쏘며 항의했습니다.

나폴리에서 온 활동가 / (현지시간 28일)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을 몰아내고, 결혼식을 위해 도시를 사유화하는 것은 이 도시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도시의 자원과 정체성을 빼앗는 것이며,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시 당국은 베이조스의 결혼식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시몬 벤투리니 / 베네치아 경제개발 담당 시의원 (현지시간 27일) "이런 종류의 행사는 베네치아와 이곳의 소기업, 자영업자들은 물론, 도시에 있는 큰 기업들에도 많은 수입을 가져다줍니다."

이탈리아 당국이 추산하는 이번 결혼식의 경제적 효과는 우리 돈으로 약 1조 5천억 원.

이는 베네치아의 연간 매출의 68%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한편, 우려와 달리 결혼식은 큰 혼란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할리우드 스타와 글로벌 CEO 등 약 200명의 초특급 하객이 몰려왔지만, 일반 관광객들도 수상택시나 곤돌라 등을 무리 없이 탈 수 있었고,

폐쇄됐던 도로들도 얼마 뒤 원상 복귀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영상편집 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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