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가 관세 협상을 위해 펀드를 조성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요.

미국은 수익의 90%를 가져간단 입장이지만 우리 정부는 재투자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펀드 구조와 수익 배분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주목됩니다.

김수빈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펀드를 조성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3,500억 달러.

한화로 약 490조 원, 우리나라 올해 예산의 70%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 중 핵심은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입니다.

반도체, 이차전지, 원전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서도 2천억원 규모로 조성됩니다.

하지만 이 돈이 곧바로 빠져나가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은 정책금융 형식, 즉 보증이나 대출을 통해 조달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 기업이 수출입은행 등에서 보증을 받아 미국 현지에서 대출을 받으면, 그 금액이 ‘투자’로 간주되는 구조입니다.

관심은 수익 배분 형식에 쏠립니다.

미국 측은 투자 수익의 90%를 자국이 가져간다는 입장입니다.

일본 등 주요국에 적용한 ‘9대1’ 모델을 우리에게도 요구하는 셈입니다.

정부는 구체적인 반박 없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재투자를 강조합니다.

[김용범/대통령실 정책실장 (7월 31일)] "내부적으로는 재투자 개념일 거 같다…미국에서 이익이 나면 과실 송금 같은 걸로 한번에 빠져나갈 수 있잖아요. 그러지 말고 계속 거기에 머물러야 된단 뜻이 아닐까…그럼 조금 얘기가 되죠"

투자 수익을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에 재투자한다는 여지를 남긴 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펀드 구조와 운용 주체는 향후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율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정상회담에서 펀드에 대한 세부적인 걸 조율해 나가야 되고, 아마 트럼프의 돌출 발언이나 행동이 좀 예상되거든요. 방위비 분담이라든지 추가적으로 얘기가 됐을 때 미리 시나리오 플래닝을…"

일각에선 협상이 이어지며 한국 측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김수빈입니다.

[영상편집 최윤정]

[그래픽 허진영]

#관세협상 #한미정상회담 #수익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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