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사제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주거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는데요. 경찰이 현장을 수색한 결과 실제로 사제 폭발물이 발견돼 주민들이 새벽에 대피해야 했습니다. 김보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방패를 든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합니다.

무장한 경찰 특공대원들도 뒤따릅니다.

어젯밤 9시 반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에서 63살 남성 A 씨가 30대 아들을 향해 사제 총을 발사했습니다.

아들은 인근 대형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 "경찰이 막더라고요. 들어가지 말라고.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려고 보니까 엘리베이터 밑에 피가 잔뜩 있어서…."]

범행 장소는 아들의 집이었고, 당시 A 씨의 생일 잔치를 위해 아들과 며느리, 손주 등이 모여 있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이현주/인근 주민 : "바로 앞에 맞은편 아파트 살고 있는데, 이 집이 잘 보이니까 더 불안했던 거 같아요. 생각도 못 했죠. 총…. 어떻게 가지고 계셨는지도 모르고."]

A 씨는 차를 타고 도주하다가, 2시간 50분 만에 서울 사당역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 씨는 검거 직후 자신의 주거지인 서울 도봉구의 아파트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고, 경찰 수색 결과 인화물질 15통과 타이머, 점화 장치 등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인근 주민 100여 명을 대피시킨 뒤,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 사제 폭발물 제거를 마쳤습니다.

[서울 도봉구 주민/음성변조 : "(119 대원이) 가가호호 다 연락하고 다니시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빨리 대피하라고 해서 나왔죠. (피의자가) 주민들하고 왕래는 전혀 없고…."]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를 이용해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 있는 산탄 2발을 아들에게 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제 총기, 폭발물을 갖고 있던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제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국과수에 사제 총기 등을 보냈습니다.

KBS 뉴스 김보담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이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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